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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광 대표 "아트 메카 떠오른 잠실서…'예술 페스티벌' 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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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만 한 크기의 미드타운 맨해튼은 ‘세계 문화예술의 수도’로 불리는 미국 뉴욕에서도 으뜸가는 ‘순수예술 중심지’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공연장(카네기홀)과 미술관(뉴욕현대미술관·MoMA)을 거느린 덕분에 명품 공연과 전시가 1년 내내 끊이지 않아서다.

한국의 미드타운 맨해튼은 어디일까.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일대는 공연에 비해 전시가 너무 약하다는 평을 받는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주변에 즐길거리가 없다는 것도 ‘예술 중심지’가 되기엔 걸림돌이다. 광화문은 그 반대다. 국립현대미술관, 역사박물관, 수많은 갤러리 등 전시는 강하지만 공연이 약하다. 클래식 음악 전용 콘서트홀이 세종문화회관에는 없어서다.

많은 문화예술 애호가는 잠실이 ‘서울의 미드타운 맨해튼’이 될 잠재력을 갖췄다고 말한다. 각종 전시(롯데뮤지엄·롯데갤러리 아트홀)부터 여러 공연(롯데콘서트홀·샤롯데씨어터)까지 한 군데서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사통팔달 교통망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주변시설(롯데월드·석촌호수)도 갖췄으니, 자격 요건은 충분한 셈이다.

12일 만난 김선광 롯데문화재단 대표의 머릿속도 이런 생각으로 가득했다. 롯데문화재단은 롯데뮤지엄과 롯데콘서트홀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산하 재단이다. 김 대표는 “잠실을 대한민국 문화예술 중심지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며 “머지않은 시기에 잠실을 무대로 전시와 공연을 아우르는 ‘문화예술 융합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악·미술 넘나드는 축제 열 것”
롯데문화재단이 태어난 건 2015년이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들여 설립했다. 핵심 사업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선 롯데콘서트홀과 롯데뮤지엄을 활용한 공연 및 전시 사업이다.

올해 개관 7년째인 롯데콘서트홀은 빈 필하모닉,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등 해외 명문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세계적 연주자가 찾는 무대가 됐다. 롯데뮤지엄은 이제 다섯 돌을 맞은 신생 전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알렉스 카츠, 장 미셸 바스키아 등 현대미술 거장의 전시를 잇따라 열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수년간의 노력으로 롯데콘서트홀과 롯데뮤지엄이 안착한 만큼 이제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공연·전시업계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2000여 석의 클래식 전용홀과 1300㎡(약 400평)가 넘는 현대미술관을 함께 운영하는 곳은 국내에서 롯데문화재단뿐”이라며 “이런 강점을 살려 음악과 미술이란 두 장르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문화재단은 재단 창립 10주년을 맞는 2025년을 목표로 ‘장르 융합’ 기획공연 및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티스트 발굴은 재단의 역할”
김 대표는 ‘잠실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된 배경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문화예술의 저변이 넓어진 걸 꼽았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고 있는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가 대박을 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좋은 전시와 공연에 대한 국민의 갈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미술과 음악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도 관람객에게 더욱 풍부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문화재단이 오는 11월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꼽히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를 초청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RCO는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이틀 동안 공연한다. 8월에는 전설적 지휘자 겸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열흘간 연주하는 ‘클래식 레볼루션’ 무대도 연다.

롯데뮤지엄에선 잠재력은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국내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를 열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국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알리는 것은 미술관의 임무 중 하나”라며 “실력 있는 젊은 예술가를 발굴해 알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김수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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