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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무급휴직' 소문까지…반도체 업계 살얼음판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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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생산라인 고졸 여직원들 무급휴직.’

지난 6일 오후 업계에선 이 같은 내용의 소문이 퍼졌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이 짤막한 문장은 삽시간에 이곳저곳 떠돌았다. 업계 반응은 태연했다. ‘회사 사정이 안 좋아졌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그 정도로 상황이 더 안 좋아졌나 보다’는 식이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SK하이닉스 직원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무급휴직을 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정도로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안 좋아진 것이 안타깝다는 이유에서다.

소문은 사실무근으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청주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생산라인 직원은 약 1만4000명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당수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하면, 그만큼 공장 가동률을 더 낮춘다는 얘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경영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무급휴직까지 검토 중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D램 재고량이 1분기 말 정점을 찍으며 가격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2조7022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분기보다 영업손실 폭이 커지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조단위 분기 손실은 SK하이닉스 창사 이래 처음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며 “서버 고객들의 재고 조정이 우려했던 수준보다 더 많아서 D램 출하량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올 들어 반도체 매출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SIA가 집계한 올해 1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413억달러(약 53조5200억원)로, 한 달 전(436억달러)보다 약 5.2% 감소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18.5% 감소한 수준이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도 올해 1분기엔 어려운 시기를 보낼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2조3202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보다 83.6%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에서 2조원 넘는 수준의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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