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원을 초과하거나 1주택자의 보유 주택 가격이 9억원을 넘더라도 전세대출이 가능해진다.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의 대출 기준에서 소득 제한이 사라진 데 이어 전세대출 보증에서도 소득 기준이 폐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주거 지원의 사각지대로 불렸던 직장인 맞벌이 부부의 고충도 해소될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8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의 후속 조치로 전세대출 보증 제공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소득 제한 탓에 보증받지 못하는 맞벌이 가구 등의 주거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HUG는 2일부터 부부 합산 소득 1억원 초과 1주택자와 보유 주택가격 9억원 초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을 허용한다. 이번 규제 완화는 HUG뿐만 아니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SGI서울보증 등 3사 보증기관이 함께 시행한다.
그간 1주택자여도 부부 합산 소득이 1억원 이하이거나 보유 주택 가격이 9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보증을 이용할 수 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가구 중 연 소득이 1억원을 넘는 비율은 24.9%로 나타났다.
30대로 연령대를 낮춰도 비율은 17.1%에 달한다. 대다수가 맞벌이 가정으로,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며 주거 안정을 위협받았지만 정작 주거 지원 혜택에서는 고소득을 이유로 제외됐다. 이에 정부는 맞벌이 부부 등 주거 안정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한해 대출 시 소득 기준을 폐지했다. 올해 시작한 특례보금자리론 역시 소득 조건이 없다.
9억원으로 설정됐던 주택 가격 제한 기준 역시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반영해 폐지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 주택 중 9억원을 초과하는 비율은 32%에 달한다. 다만 갭투자 확대 등 시장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다주택자 및 투기·투기과열지구(강남3구·용산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1주택자에 대한 보증 제한은 유지키로 했다.
HUG가 전세대출 보증 대상을 확대하면서 전세대출 보증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HUG에 따르면 2017년 11조53억원에 달했던 전세대출 보증 잔액은 2018년 16조870억원으로 늘어난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0년에는 32조9523억원, 2021년에는 41조6755억원으로 늘었다. 작년 잔액은 5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부터 소득과 주택 가격 제한이 사라지면서 올해 잔액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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