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다음달 진행하는 기술직(생산직) 채용에 취업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현대차의 생산직 채용은 10년 만인 데다 종전 채용과 달리 학력 및 전공 제한이 사라져 자동차 구조에 대한 기본적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균 1억원에 육박하는 고연봉에 정년 보장, 고정된 출퇴근 시간 등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직장 요건도 갖추고 있어 취준생들 사이에선 "공무원보다 나은 생산직", "10만명 지원설" 등의 얘기도 흘러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2일 채용공고를 내고 올 상반기 채용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상반기 생산직 채용 규모는 400명이며 하반기에도 300명을 추가 채용해 총 700명을 뽑을 계획이다. 지원 자격은 고졸 이상 학력에 연령과 성별 제한이 없어 '무스펙 채용'에 가깝다.
다음달 12일까지 서류접수를 받고 같은달 말에 서류 합격자를 발표한다. 특히 올해는 면접인원과 신입사원 교육 규모 등을 고려해 2개 차수로 분리해 면접과 인적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1차수 선발 전형은 오는 4월에서 6월까지 1차면접·인적성·2차면접 신체 검사 등을 진행한다. 2차수는 같은 채용 과정을 5월에서 6월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1차수 합격자는 7월 초 발표해 8월 초 입사, 9월 현장에 배치된다. 2차수는 7월 말 합격자 발표를 하고 9월 초 입사, 10월 초에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근무지는 울산·전주·아산공장이며 일부 인력은 경기도 화성에 있는 남양연구소로 갈 수 있다.
현대차가 정규 생산직 채용에 나서는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생산직 신입 연봉은 5000만~6000만원 수준에 14년차 평균 연봉은 9600만원, 16년 차는 1억3000만원에 달한다. 만 60세 정년이 보장되고 현대차 차량을 최고 30% 저렴하게 구입(25년 근속 후 퇴직 시 평생 25% 할인)할 수 있는 혜택도 있다.
현대차 채용에 전국적으로 10만명 이상이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같은 그룹사인 기아가 2021년 생산직(138명 규모) 채용을 진행했을 당시 지원자 4만9432명이 몰려 약 5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입사 전형 대비를 위한 '족보'와 '합격수기'가 공유되고 있고 서점가에서도 현대차 생산직 채용 수험서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서는 현대차 생산직 채용에 대해 "적성만 맞다면 공무원보다 낫다"며 "조건이 좋기 때문에 10만명 이상 지원 가능하다", "이런 게 진짜 로또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생산직 채용과 관련해 '누구에게 부탁하면 된다더라' '(채용) 내정자가 있다' 등 갖가지 소문이 돌자 올 1월 이례적으로 입장을 발표하고 "이번 채용에서 청탁, 압력, 금품 제공은 있을 수 없다. 비리 연루자를 일벌백계하겠다"며 '청탁 사절'을 공개 선언한 바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