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증시가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프랑스 명품업체들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거둬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13.5% 상승했다. 지수는 16일 장중 한때 7387.79까지 올라 직전 최고 기록인 2022년 1월 5일 7376.37을 넘어서기도 했다. CAC40은 파리 증권거래소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40개 우량 주식(시가총액 등 기준)으로 구성된 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르메스를 비롯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케링 등 명품업체들의 실적 호조가 CAC40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경제를 재개한 뒤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됐다. 일각에서는 미국 빅테크 주식의 뒤를 이을 차기 성장주로 프랑스 명품기업 주식을 꼽기도 했다.
프랑스 대표 명품업체들의 실적은 지난해 인플레이션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등을 보유한 LVMH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3% 늘어난 792억유로(약 109조원)였다. 순이익도 17% 증가해 141억유로를 기록했다. 2021년 89억유로였던 에르메스 매출은 작년 114억유로로 뛰었고, 순이익도 24억유로에서 31억유로로 늘어났다.
케링의 지난해 매출은 21억유로로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케링은 이탈리아 대표 명품 브랜드 구찌를 인수한 프랑스 기업으로 생 로랑 등도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카미낙게스통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 명품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탄력적”이라며 “지난 한 해 고물가에 따른 비용 증가로 판매가격을 올렸음에도 타격이 크지 않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의 소비 증가에 따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TS롬바드의 안드레아 치초네 연구소장은 “예상보다 빨랐던 중국의 경제 재개 기회를 가장 잘 포착한 국가가 프랑스”라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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