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검찰의 수사가 막 시작된 무렵 남욱 변호사에게 인터뷰를 지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검찰의 이 대표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10월 남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 소유자가 김씨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아니라는 취지로 인터뷰를 하자, 남 변호사에게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인터뷰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남 변호사는 얼마 후 또 다른 인터뷰를 잡아 대장동 사건이 이 대표와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내용이 구속영장에 적혔다.
김씨는 천화동인 1호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화천대유→천화동인 1호→성남의뜰’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를 통해 대장동 사업에 투자했다. 검찰은 김씨가 자신의 천화동인 지분 중 24.5%(각종 비용 제외 428억원)를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구속 기소)과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구속 기소), 유 전 본부장에게 나눠주기로 약속한 여러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이번 구속영장에선 이 대표의 이 같은 차명 보유(부정처사 후 수뢰) 의혹은 혐의로 다뤄지진 않았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김씨가 2021년 9월께 평소 친분이 있던 기자에게 민간업자들이 이 대표와 마치 대립한 것처럼 말하는 내용을 녹음해뒀다가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6일 이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고도 기재했다. 이를 두고 “대장동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와 수사 등이 이 대표에게 유리하도록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