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 정부가 첨단인재 양성전략에서 밝힌 ‘글로컬대학(지방 소재 세계적 수준의 강한 대학)’ 사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대학 사업을 예고하고 있다. 매번 사업 때마다 100페이지가 넘는 사업제안서를 쓰기 위해 대학의 담당자들이 밤을 새우던 방식에서 단지 6페이지의 사업계획을 통해 사업을 평가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파격적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전문대학이 이 글로컬대학 사업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 고민해 봤다. 5년간 1000억원의 재정지원을 받으며 지방정부와의 협업을 통해 획기적인 혁신 사례를 도출하고 세계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큰 프로젝트를 전문대학이 수행할 수 있을까? 아직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다.
지금까지 대학은 다른 어떤 조직보다 폐쇄적이었다. 더구나 입학식을 앞둔 지금 학령인구 급감에 따라 아직도 신입생을 채우지 못한 곳이 부지기수다. 그렇다면 전문대학의 글로컬대학 도전은 가능한 것일까? 답은 현재의 폐쇄성에서 벗어나 변화의 소용돌이에 스스로 뛰어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겠다.
전문대학은 지금까지 산업진흥 측면에서 대한민국에 크게 기여해 왔다. 일반대학보다 훨씬 높은 취업률, 증가하는 유턴 입학자, 50~60대 성인학습자 입학 증가, K팝, K푸드, K웹툰, 그리고 뿌리, 조선, 지역 특화산업에 기여하는 외국인 유학생 증가 등은 왜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도전하고 싶다. 또 대한민국의 대표 고등직업교육기관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혁신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과감한 학제 개편, 학사 조정, 구조개혁, 또 혁신의 마인셋을 가지고 있는 리더들이 혁신을 주도해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에 전문대학이 대거 선정되는 행복한 반란을 꿈꾼다.
세계 각국에서 한류를 배우기 위해 몰려드는 젊은이들과 뿌리, 조선, 지역 특화산업에 자양분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국인 정주 인력, 그리고 매년 80만 명 이상이 쏟아져 나오는 은퇴자의 창업 거점기지로서 글로컬대학을 만들 수 있기를 제안한다.
챗GPT, 유튜브 등 다양한 외부 학습자원 도입, 지역 기업과 Co-Op 프로그램 구축, 직업계고와 연계한 지역 산업인력 양성 패스트트랙, 은퇴자 창업의 부트캠프 그리고 한국의 수준 높은 고등직업교육을 찾아온 세계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하는 대학으로서의 ‘메타대학’을 전문대학이 구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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