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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29척…친환경船 쓸어담는 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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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은 14일 9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했다. 벙커C유 대신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을 HMM이 발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HMM은 “유럽연합(EU) 등의 선박 연료 규제 등으로 시작된 친환경 선대 경쟁력 싸움에서 글로벌 톱티어 수준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라며 “메탄올 추진선 도입이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사, 친환경 선박 싹쓸이
HMM이 이날 발주한 메탄올을 연료로 한 컨테이너선들은 모두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했다. 9척 중 7척은 현대삼호중공업, 나머지 2척은 HJ중공업이 제작하기로 했다. 이날 계약 규모는 1조4128억원이다.


이런 방식으로 국내 조선사들이 올 들어 한 달여간 세계에서 수주한 친환경 선박은 29척에 달한다. 메탄올추진선은 19척을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했고,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은 현대중공업(3척) 현대삼호중공업·삼성중공업(각 2척) 대우조선해양(1척) 등이 고루 가져갔다. 현대중공업은 LPG(액화석유가스)추진선 2척을 제조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국내 조선 3사는 세계에서 548척이 발주된 친환경 선박 중 187척을 가져왔다.

특히 메탄올추진선에선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거느리는 한국조선해양이 세계에서 거의 독점 수준으로 일감을 따내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99척의 메탄올추진선 주문이 나왔는데, 이 중 한국조선해양이 절반이 넘는 54척을 수주한 것이다.
선별 수주 전략까지
메탄올추진선은 기존 선박 연료보다 황산화물(SOx) 99%, 질소산화물(NOx)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다. 기술력이 많이 필요해 고부가가치선으로 분류된다. 9000TEU급 컨테이너선 기준으로 척당 약 1억2400만달러로, 일반선(약 1억800만달러)보다 15%가량 비싸다.

3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한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낮추면서 대신 메탄올추진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골라 수주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24척의 선박 중 친환경 선박이 19척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요즘 도크는 LNG와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입찰을 하고 있다”고 했다.
친환경 선박 발주 더 늘 듯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 이후 발주되는 선박에 대해 2008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40%, 2050년에는 70%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환경 규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런 규제로 인해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은 총 545척으로, 1년 만에 42% 증가했다. 메탄올추진선은 지난해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의 21%를 차지했다.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는 2040년까지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화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머스크, MSC 등 글로벌 6개 선사의 친환경 선박 비중은 6.8%에 불과하다”며 “전체 선대의 75%가량만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더라도 상위 6개 선사가 보유한 선복량 중 8200만DWT(재화중량톤수)는 교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략 8200만t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선박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이날 HMM과의 수주 계약식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총력을 다해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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