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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는 매년 하는데…한국은 5년마다 '장기재정전망' [정의진의 경제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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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국민연금,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보험이 장기적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5년마다 수행하는 '장기재정전망'의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책연구기관으로부터 제기됐다. 미국, 스웨덴 등 주요 선진국은 장기재정전망을 매년 실시하는 반면 한국은 5년에 한 번인 탓에 주요한 제도 변화로 인한 지출구조 변화가 국가의 장기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14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용역보고서 '사회보험 재정추계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사회보험 재정추계가 포함된 장기재정전망을 실시하는 주기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짧은 국가로 파악됐다.

미국은 행정부 소속인 예산관리국(OMB)과 입법부 소속인 의회예산국(CBO)이 매년 장기재정전망을 각각 수행한다. 두 기관 모두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인 '메디케어(Medicare)' 등 사회보험이 향후 75년 동안 미국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는다.

덴마크는 재무부와 재무부를 독립적으로 감시하는 산하기관인 경제위원회가 각각 장기재정전망을 매년 실시한다. 이때 노령연금, 조기노령연금, 상병연금, 기타연금 등 사회보험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전망 결과에 반영된다. 전망 대상 기간은 작년 기준으로 덴마크 재무부가 2080년까지, 재무부 산하 경제위원회는 2100년까지 수행했다.

스웨덴 역시 재무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립경제연구원(Konjunkturinstitutet)이 해마다 장기재정전망을 수행한다. 이때 사회보험 항목으로는 '소득연금(Inkomstpension)'만 재정추계 대상에 포함된다. 대신 교육·보건의료·사회보호 등을 아우르는 '공공소비' 항목이 전망 대상으로 포함된다.

매년 장기재정전망을 수행하지 않는 국가들도 한국보다는 장기재정전망 주기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연방재무부가 3~5년마다 장기재정전망을 실시한다. 이때 사회보험을 포함해 인구구조 변화에 영향을 받는 6가지 지출 분야에 대한 재정추계가 전망 범위에 포함된다. 6가지 분야는 △법정 연금보험 △법정 건강보험 △법정 장기요양보험 △공무원연금 △고용보험 및 구직자에 대한 기초수당 △교육, 보육 및 가족수당 등이다.

뉴질랜드는 재무부가 장기재정전망을 최소 4년에 한 번 수행한다. 이때 사회보험 관련 전망은 의료비(Healthcare)와 연금(NZ Superannuation)에 대한 지출이 포함된다.

반면 한국은 2016년부터 5년 주기로 향후 40년 동안의 재정전망이 담긴 장기재정전망을 해오고 있다. 전망을 실시하는 주기(5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긴 반면, 전망 대상 기간(40년)은 미국, 덴마크 등에 비해 짧은 셈이다. 장기재정전망 결과엔 인구구조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8대 사회보험(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고용보험·사회보험)의 수입과 지출이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반영된다.


이처럼 한국의 장기재정전망 수행 주기가 다른 국가들보다 긴 결정적 원인으로는 사회보험별 재정추계 수행 주기가 각각 다른 법률에 따로 규정돼있는 점이 꼽힌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5년마다 향후 70년 동안의 재정계산을 하도록 규정돼있는 한편, 공무원연금은 공무원연금법에 의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5년마다 재정계산을 해야 한다.

조세연은 보고서를 통해 "매년 발생할 수 있는 제도 변화의 장기적 영향을 가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기의 단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세연은 또 "5년 주기의 장기재정전망에서도 사회보험별 재정 상황이 자세히 공개되지 않아 결과를 참고해 정책 대응을 모색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준영 의원은 "정확한 재정추계는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보험료율 산정 등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추계 주기를 단축하면 인구구조와 제도변화에 따른 대응 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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