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국내 대형 해운사와 손잡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엔진을 탑재한 선박 개발에 나선다. SMR 연구단지인 문무대왕연구소에 이어 SMR선박 개발에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정부 지정을 앞둔 경주의 SMR 국가산업단지 성공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경상북도는 9일 경주시청에서 경주시, 한국원자력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선급, 에이치엠엠(HMM), 장금상선, 에이치라인해운, 우양상선과 원자력 선박·해양시스템 기술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SMR은 기존 디젤엔진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해양선박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대형선박 추진용 SMR 기술 개발과 실증을 통해 상용화 기반을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HMM, 장금상선 등 대형 해운사의 참여도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홉 개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해양용 SMR 개발 및 실증 △SMR 추진 선박·해양시스템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 및 인허가 △원자력 추진 선박 운영 전문인력 양성 및 산업 인프라 구축에 협력한다. 특히 SMR 가운데 해양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용융염원자로(MSR·고체의 염을 고온으로 녹인 용융염에 핵연료 물질을 섞어 사용하는 액체연료 원자로)는 선박 운영 시 핵연료를 교체할 필요가 없고, 핵연료가 액체여서 외부 노출 시 자연적으로 고체화돼 방사능물질이 누출될 우려가 없어 해양선박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으면서 구조가 단순해 소형화 설계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협약에 참여한 HMM, 장금상선, 에이치라인해운, 우양상선은 컨테이너선,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 해운사다. 이들 업체는 “대형 선박의 탄소중립 실현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이자 업계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경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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