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7일 18: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이 4000억원의 자금 조달을 받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 경색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 태영과 우호적 관계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자금 지원에 나서며 급한 불을 껐다. 이번 조달로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티와이홀딩스는 KKR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17일 밝혔다. 티와이홀딩스가 발행한 사모 회사채를 KKR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연 이율은 13.0%다. 티와이홀딩스는 이 자금을 태영건설 자금 지원에 쓸 예정이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에 4000억원을 2027년 1월26일까지 4년간 빌려주기로 했다. 대신 태영건설 소유의 부동산, 투자주식 등을 담보로 잡았다. 담보한도는 담보금액(4000억원)의 120%인 4800억원으로 결정됐다.
티와이홀딩스는 KKR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태영그룹은 2020년 KKR과 파트너십을 맺고 에코비트를 공동 경영하고 있다. 에코비트는 태영건설이 대주주인 TSK코퍼레이션과 미국계 사모펀드 KKR가 보유하던 에코솔루션그룹(ESG)이 지난 2021년 합병해 설립된 폐기물 전문 기업이다.
이번 자금 조달에 따라 태영건설은 자금 경색 국면에서 급한 불을 껐다는 평가다. 태영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지난 2018년 1조원대에서 지난해 9월 말 현재 3조23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에코시티개발과 인제스피디움 사업 추진을 위해 발행한 유동화증권 280억원과 130억원을 태영건설이 직접 인수하기도 했다.
태영건설은 올해 들어 지속해서 계열사 자산유동화증권을 떠안고 있다. 지난 9일 천안제6산단 PF 대출 특수목적회사(SPC)인 스카이식스 자산유동화증권 55억원을 매입했고 지난 13일 인제스피디움 SPC의 채권 196억원을 인수했다.
업계는 이번 조달로 태영건설 신용도가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태영건설의 신용평가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단기간 내에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평가사들은 태영건설의 높은 부채비율을 신용등급 전망 하향 사유로 꼽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441%에 달한다. 게다가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위험도 높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