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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낸드 2·4위 합병, 쉽지 않을 것" [CES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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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세계 낸드플래시 2위·4위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합병 추진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 낸드플래시 연합군'의 등장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본 정부가 친미국적이긴 하지만 두 회사 합병을 쉽게 허용해주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지난해 말부터 합병 협상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합병 논의는 초기 단계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할 경우 낸드플래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1.4%로 1위, 키옥시아(20.6%),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18.5%), 웨스턴디지털(12.6%) 순이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점유율을 합치면 33.2%로 삼성전자보다 많다. 박부회장은 "잘해보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최대 주주인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속해 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키옥시아에 4조원을 투자하면서 컨소시엄에 들어갔다. 다만 전환사채와 펀드 출자 형식이어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박 부회장은 "우리가 보통주로 전환하면 지분 40% 가까이를 보유한 주주가 된다"며 "SK하이닉스가 한 투자에 대해 일본 정부가 어떤 자세를 보일지가 올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에 대해선 "지난해 말 최저치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예상 가격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고, 거시 경제 영향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투자나 생산 감소 계획에 대해서는 "기업들 투자 의지가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관건"이라고 대답했다. 박 부회장은 "시장 자체는 낙관적으로 보는 편”이라며 “하강국면이 아주 길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반도체 전망이 어려운 데 대해 "돌파구를 찾았으면 좋았겠지만 여러 고객사와 미팅하면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CES 2023에서 델, HP 등 서버 업체뿐 아니라 AMD, 퀄컴 등과 만나 협력 관계를 다질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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