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이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론'을 놓고 거듭 충돌하고 있다. 안철수·윤상현 의원이 수도권 출마론을 띄우자 친윤(친윤석열)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는 "곁가지에만 집착하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에서 당 대표의 수도권 출마가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치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본령은 무시하고 곁가지에만 집착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당 지지율이 올라가도록 당 대표로서 최상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총선 승리의 유일한 길"이라며 "당 대표의 수도권 출마 여부가 아니라 당 지지율을 올리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공정한 공천시스템을 만드는 당 대표의 리더십에 따라 총선 승패가 갈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과 연대한 장제원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전날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 '패륜적 발언' '허장성세'라고 한 데 이어 "80만 당원 마저도 수도권 비수도권으로 갈라치는 것"이라며 "자기가 수도권 출신이니 내가 돼야 한다는 것은 몰라도 지역구를 버리고 올라오라는 것은 지역주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2012년 1월 17일 장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님들에게 전부 적진 출마를 요청한다'고 밝혔다"라며 "그 당시 장 의원의 호소가 아직도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장파였던 장 의원이 이젠 꼰대가 됐는지 격전지에 뛰어드는 기개를 패륜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 출마론은 윤 의원이 ‘당 대표 후보들이 수도권 출마를 공동으로 선언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안 의원이 힘을 보태면서 가시화됐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과 윤 의원이 '수도권 연대'를 형성했다는 말도 나왔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도 수도권 출마론에 불을 붙였다. 나 전 의원은 전날 “(거론되는 국민의힘 당권후보 중) 제가 수도권에서 정치를 제일 오래 했다”며 “지난번에 주호영 원내대표가 말한 ‘수도권 당대표론’하고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도권 출마론에 동조하는 당권주자가 많아질 수록 김 의원도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며 "현재 나 전 의원은 김 의원의 연대의 손짓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그의 선택에 따라 판도가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