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가 미국에서 먹는(경구용) 치매 치료제 임상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먹는 치매 치료제(AR1001) 미국 임상 3상의 첫 환자 투여가 지난달 23일 시작됐다고 4일 밝혔다. 국산 치매 치료제 미국 3상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설명이다.
AR1001은 알츠하이머 치매 진행을 억제하고 환자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높이는 다중기전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베타나 타우 제거만 목표로 한 기존 치료제와는 다르다고 했다. 항체를 활용한 다른 치료제가 대부분 주사제인 데 비해 하루 한번 복용하는 알약 제제다.
아리바이오 미국지사의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데이빗 그릴리 워싱턴의대 신경과 교수는 "AR1001과 같은 다중기전 약물의 개발은 25년 간 치매 환자를 진료해 온 신경과 의사로서 기대가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AR1001 3상은 미국 전역에 있는 75개 치매임상센터에서 진행된다. 목표 환자는 800명이다. 첫 투약 환자는 미 워싱턴주의 임상센터에서 모집된 환자로 알려졌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지 않고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에 대해 사전 기술이전 등 외부 제약 없이 독자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신약개발 기술력과 노하우 내재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평가신청서를 제출한 아리바이오는 올해 상장 준비를 공식화했다.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공식 초청받아 참가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