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번 주말로 예정된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했다.
18일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본 방문 자체가 취소되면서 회담도 무산됐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절단도 일본에 오지 않아 21일 예정된 일본·사우디아라비아 비즈니스 포럼이 열리지 않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일본 방문 취소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들에게 “빈 살만 왕세자의 방일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은 전략적 파트너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양국의 형편이 좋은 시기에 고위층 방문이 조기에 실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빈 살만 왕세자는 전날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하고, 재계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날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했다.
그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은 사우디 정부·기업·기관과 26개 프로젝트와 관련된 계약 및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총 사업 규모는 300억달러(약 40조원)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사주한 의혹을 받으며 미 법원에 피소된 빈 살만 왕세자의 면책 특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법원에 “피고인 빈 살만 왕세자는 외국 정부의 현직 수반(총리)으로 국가 원수에게 부여되는 면책 특권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는 의견을 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국제관습법에 따른 법률적 결정이며 본안 심리와는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됐고, 배후가 빈 살만 왕세자라는 설이 무성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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