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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만 서면 시급 1만2000원"…'오픈런 알바' 시장까지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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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발(發) 리셀(되팔기) 시장 활성화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알바(아르바이트)’ 시장까지 창출했다. 매장이 열리자마자 인기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달려가는 ‘오픈런’을 대행하기 위해 리셀러들이 고용하는 알바다. 이런 알바는 줄서기를 담당하는 ‘줄서기 알바’, 명품회사가 정해둔 구매 가능 요건을 충족하는 ‘구매대행 알바’ 등으로 나뉜다.

4일 알바몬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약 2주간 줄서기 알바를 모집한 공고는 총 111건 올라왔다. 채용공고에는 ‘넷플릭스 보면서, 공부나 과제를 하면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요구하는 연령대는 20~70세로 별다른 제한이 없다. 시급은 최저시급(9160원)보다 조금 높은 1만~1만2000원으로 형성돼 있다.

줄서기 알바를 구하는 한 리셀러는 “한창 명품 수요가 많을 때는 지금보다도 시급이 높았다”며 “최근에는 명품 붐 초기 때보다 알바생이 늘어나고, 경기 둔화로 리셀 수요도 줄어 시급이 낮아진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력이 있는 알바생이 모인 오픈 채팅방이 있는데, 이곳에 공고를 올리면 1분도 안 돼 마감된다”고 했다.

매장에 들어가 물건을 구매하는 구매 대행 알바는 따로 있다. 이 알바를 하려면 해당 명품 브랜드의 악성 구매자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지 않아야 한다. 리셀업자가 원하는 제품의 과거 구매 내용도 없어야 한다. 이런 조건이 붙은 건 일부 명품 브랜드가 리셀을 막기 위해 관련 규정을 뒀기 때문이다.

샤넬의 경우 매장 방문 횟수가 너무 많은 소비자는 실수요자가 아닐 공산이 크다고 보고 블랙리스트에 올려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클래식 라인’ 등 리셀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스테디셀러를 대상으로 1인당 1년에 1개씩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알바생이 구매 이력 등의 문제로 제품을 구매하지 못할 경우엔 일당이 지급되지 않는다.

명품 알바는 알바생 사이에 ‘꿀알바(업무 강도가 낮은 아르바이트)’로 통한다. 강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박모씨는 “배달 알바와 줄서기 일을 같이하고 있다”며 “새벽부터 아침 시간까지 줄을 서다가 오후와 저녁 시간에 배달 알바를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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