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이 조만간 사우디를 공격할 것’이란 첩보를 미국과 공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 내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이날 국제 유가는 2% 상승했다.
WSJ는 사우디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경고에 사우디와 미국이 초비상 상태”라며 이같이 전했다. 익명의 사우디 관리들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9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쏠린 시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사우디 이라크 등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란에선 한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다. 물가 상승 등 경제난까지 가중되며 반정부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은 9월 말부터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과 무장 드론으로 이라크 북부를 공격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 중 하나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에르빌로 향하던 중 미군 군용기에 격추됐다.
이란의 공격 가능성에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과 미국은 위기대응 태세를 격상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위협적인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사우디와 군사 및 정보 채널을 통해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물은 2.13% 오른 배럴당 88.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1.98% 상승한 배럴당 94.65달러에 마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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