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자신과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
한 장관은 25일 개인 자격의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와 관계자들, 이에 ‘협업’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김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이 지난 7월 19∼20일 윤 대통령,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감 현장에서 목격자의 증언이라면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노래를 불렀다는 주장도 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은 오늘 저녁 더탐사에서 보도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시민언론 더탐사’는 김 의원의 의혹 제기 후 같은 내용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더탐사는 한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지난달 한 장관 측으로부터 고소당한 매체다. 김 의원은 국감 질의 과정에서 “더탐사와 협업했다”고도 말했다.
한 장관은 국감장에서 녹취록을 들은 뒤 “저 자리에 갔던 적 없다”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제가 갔다는 근거를 제시하라. 저를 모함하는 말씀”이라며 “스토킹하는 사람과 야합해서 국무위원을 모욕하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한 장관은 25일 오전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참석하는 길에도 기자들에게 “매번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해도 그냥 넘어가 주고 책임을 안 지니까 자기는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이런 것 같지만, 이번엔 달라야 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김 의원 역시 입장문을 내고 “뒷골목 깡패들이나 할 법한 협박에 말려들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법적 책임을 지우겠다면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고, 제보 내용이 맞는지도 계속 확인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