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본인과 윤석열 대통령 등이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 장관은 25일 이날 개인 자격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와 관계자들, 이에 '협업'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오후 법사위 국감에서 한 장관에게 윤 대통령, 대형 로펌 변호사 등과 함께 지난 7월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는지 물었다. 김 의원이 이 자리에서 공개한 녹취에는 술자리 참석 인사라고 주장한 A 씨가 "한동훈, 윤석열까지 다 와서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VIP 들어오십니다'라고 하는데 그때가 1시다. 동백아가씨는 윤석열이 했고"라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 장관의 퇴근길을 뒤쫓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시민언론 더탐사'도 김 의원의 의혹 제기 후 같은 내용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한 장관은 곧바로 해당 의혹을 부인하면서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 모든 것을 걸겠다. 의원님은 뭘 걸겠냐"고 적극 반박했다. 이어 한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국회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해도 책임을 안 지니까 그래도 되는 줄 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자 김 의원 역시 입장문을 내고 "어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저는 한 장관에게 윤 대통령과 심야 술자리를 가졌는지 물었다. 질문 전에 '제보가 들어와 확인하겠다'고 먼저 분명히 밝힌 뒤 질문을 던졌다"며 "해당 술자리를 직접 목격했다는 생생한 목격담이 있고, 그 술자리를 주선했다고 지목된 인물이 거듭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이 있었다. 그 발언들을 육성 그대로 공개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목격담과 발언을 듣고도 묵살해야 하나. 이런 의혹이 제기될 때 거침없이 물어보라는 게, 국민들이 제게 표를 주신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제 질문에 한 장관은 대뜸 '장관직을 걸겠다'며 국감장을 도박판으로 만들었다. 국민의힘도 덩달아 제게 '정치 인생을 걸라'고 판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뒷골목 깡패들이나 할 법한 협박에 말려들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걸었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드린다"며 "'사실이냐'고 물은 것에 법적 책임을 지우겠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며 저도 당당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