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대상 국정감사는 여야가 여가부 폐지를 놓고 충돌하면서 시작한 지 10여 분 만에 중단됐다.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리마다 '여가부 폐지 세계적 망신' '윤석열 대통령님! 여가부 폐지해도 지지율 안 올라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붙였고, 여당 국민의힘 의원들은 '발전적인 해체, 적극 환영'이라는 내용의 피켓으로 맞섰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오늘 여가부 국정감사장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퇴장을 요청한다"며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사람이 장관으로 앉아서 대체 무슨 자격으로 국감을 받겠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막무가내로 여성가족부 폐지만 외쳐대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이것저것 할 게 없었나 보다"라며 "제1야당을 침탈하고 여가부를 폐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 의원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고한 유리천장과 일상 속 성차별도 여전하다"면서 "군대 내에서의 성폭력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얼마나 답답해했냐. 그런데 그런 여성가족부를 산산 조각내고 그렇게 해산시킨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그러자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내건 피켓을 문제 삼으며 "저런 것을 들고 와서 시위하는 것이 국정감사장이냐"고 했다가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그러면 같이 떼고 하자"고 맞받아쳤다.
조 의원은 "이것은 국감이 아니다"며 "그렇게 해서 어떻게 여가부를 감사하느냐. 장관을 퇴장하라니, 그러면 우리도 다 퇴장하겠다. (야당) 혼자 하시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조 의원은 "더 이상 국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도를 넘는, 장관을 퇴장하라고 이러면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해달라"고 요구했고, 권인숙 여가위원장은 개회 10여 분 만에 회의 중단을 선포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