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수원 발발이'로 불리며 경기도 일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저지른 박병화(39)가 출소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병화는 현재 충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으로 형기 15년을 다 채우고 오는 11월 5일 출소할 예정이다. 그는 경기도 수원시 일대에서 2005~2007년 사이 20대 여성을 상대로 8차례에 걸쳐 성범죄를 저질렀다. 주로 원룸 밀집 지역에 혼자 거주하거나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여성을 골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박병화는 2008년 1월 1심 당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 징역 11년으로 감형됐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DNA 분석을 통해 추가 범죄가 두 건 더 드러나자 형기가 4년 더 연장된 바 있다.
그는 다음 달 출소 후 보호 관찰시설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원시 등 경기도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성범죄자가 어디서 거주할지 기준을 만들 것을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했다"며 "박병화 문제에 대해서는 지역 상황을 고려하고 주의 깊게 보며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병화는 현재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아동 및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2011년 1월 1일 시행)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2011년 4월16일 시행)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 전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제도 및 공개·고지 명령 제도가 마련되기 전에 저지른 8건의 범죄의 공개 여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복역 중 추가로 발견된 두 건의 성범죄만 신상 공개 대상이 된다.
지난 21일 법무부는 재범 우려가 큰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배달대행업, 대리기사 등으로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관계 부서에 지시했다.
또한 법무부는 연쇄 아동성범죄자 김근식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제시카 법'과 같이 아동성범죄자가 학교 등 시설로부터 일정 거리 내 살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가능한지 검토하도록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