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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하면 우리도 한다"…삼성·SK '이색 복지' 경쟁 치열 [삼성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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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다비치 10CM 에일리 김필 박혜원…</i>

유명 가수들이 한데 모였습니다. 무대는 바로 반도체 사업장입니다. 요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국 반도체 사업장에선 연일 게릴라 콘서트가 열리고 있습니다. 업무로 지친 와중에 점심시간 등에 회사에서 가수들의 공연을 보며 ‘힐링’하고 있다는 게 양사 임직원들의 공통된 반응입니다.
전국 반도체 사업장서 '게릴라 콘서트' 연 삼성·SK
SK하이닉스는 지난주부터 김필과 박혜원 등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경기 이천사업장과 충북 청주사업장에서 점심과 저녁 시간 등에 게릴라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청주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 증설 기념으로 열렸다고 하는데요. SK하이닉스의 한 직원은 “최근 선선해진 날씨에 어울리는 발라드 가수들의 공연이 열려 사내에서도 평가가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역시 게릴라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DS 부문은 지난 20일부터 2주간 경기 기흥, 화성, 평택, 충남 천안과 온양 등에 있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가수 초청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자우림, 마크툽, 에일리, 10CM, 거미 등 유명 가수들이 전국 곳곳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아 열띤 공연을 펼쳤습니다.

앞으로도 게릴라 콘서트는 종종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행사는 삼성전자 DS 부문이 지난 6월부터 추진 중인 ‘으랏차차 DS’ 프로젝트의 일환인데, 회사 측은 행사를 연중 상시로 이어갈 방침이라고 합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부터 가수 초청 행사를 수시적으로 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년 연속 SK하이닉스로 대규모 인력 이탈"
이번 양사의 게릴라 콘서트 개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펼치고 있는 ‘복지 경쟁’의 한 모습입니다. 최근 2~3년 전부터 양사는 인력 유출을 막고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임금 인상은 물론 복지 혜택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경쟁사로의 이직도 당연시하는 MZ세대(1980년 이후 태어난 세대)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두 회사는 다양한 복지 혜택을 도입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250만원 상당의 허먼밀러 의자 제공, 매달 1회 금요일에 쉬는 '해피 프라이데이' 도입, 춘천 레고랜드 대관 등의 이색적인 복지를 선보였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미혼 임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 강화, 에버랜드 무료 이용권 지급 등으로 맞불을 놨습니다. 최근엔 반도체 전 사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100만원 상당의 여가포인트를 지급했습니다.


그런데도 삼성 직원들 사이에선 '1등 처우를 약속했던 삼성전자가 이젠 SK하이닉스만 못하다'라는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소통 나선 경영진40% MZ 세대 눈높이 맞출까
삼성전자 경영진이 올해 들어 직원들과의 '소통 행보'를 늘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입니다. 특히 사내에서 '소통 왕'이라 불리는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 사장은 수시로 사내 간담회인 '위톡'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경 사장은 올 초 "보상 우위를 계속해서 확보하겠다"고 말하며 SK하이닉스보다 더 나은 처우를 언급했습니다.

위톡에서의 경 사장의 솔직한 발언은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 매번 화제가 됩니다. 경 사장이 지난 9월 초에 "10월 초쯤에 추가 보상에 대해 정리한 다음 답변을 드리겠다"고 하자, 삼성 직원들 사이에선 ‘DS 총보상우위 확정안’이라는 지라시가 돌았습니다. 여기엔 △전직급 베네포유 100만원 지급 △매년 여가포인트 100만원 고정지급 △휴양소 추가 할당 및 개선 △갤럭시워치4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합니다.

삼성전자의 MZ 세대 직원 비중은 현재 기준으로 약 40%가 된다고 합니다. 전체 임직원 수가 12만명 정도니 5만명 가량은 MZ 세대인 셈이죠. 앞으로도 두 회사 간 복지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산업계에선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자칫 업체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게 되진 않을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국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어떻게 이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지에 주목됩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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