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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끝내 '게릴라 파업' 강행한 현대제철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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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지난 24일과 25일 이틀간 현대제철 노동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긴급 파업지침 3·4호를 잇따라 하달했다. 후판·특수강 압연 등 후공정 라인에서 8시간 동안 ‘게릴라 파업’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이틀간 조합원들의 파업으로 후공정 라인은 멈춰섰다. 노조는 “참아왔던 분노를 사측에 보여주자”고 선언했다.

현대제철 노조(당진·인천·포항·당진하이스코 지회)는 사측과 올 3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충남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146일간 점거하기도 했다. 노조는 게릴라 파업을 시작한 24일 점거 농성을 풀긴 했지만 같은 날부터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치는 파업으로 선회한 것이다.

태풍 ‘힌남노’ 여파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산업계에선 철강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양대 철강업체인 현대제철 노조가 산업계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하는 이유가 뭘까. 공식적인 요구사항은 순천지회를 포함한 5개 지회의 공동 교섭이다. 반면 사측은 임금 체계가 달라 개별 교섭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원인을 들여다 보면 400만원가량의 특별격려금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초 현대제철이 소속된 현대자동차그룹 다른 계열사인 현대차·기아와 현대모비스는 직원들에게 1인당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현대제철 노조도 다른 계열사처럼 특별격려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작년에 이미 기본급을 인상했고, 성과급까지 지급했다며 맞서고 있다.

노조가 이틀간 벌인 게릴라 파업으로 당장의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노조도 여론을 의식해 수급이 빠듯한 열연과 냉연 라인까지는 파업을 벌이지 않고 있다. 다만 향후 게릴라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철강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현대제철 노조 파업은 불법이 아니다. 조합원 투표를 거쳐 쟁의권도 확보했고, 중앙노동위원회도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포스코 가동 차질로 ‘철강대란’까지 우려되는 와중에 파업을 강행한 노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위기에 처한 기업들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향후 철강대란의 책임을 현대제철 노조가 오롯이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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