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과 남양연구소에 미혼 직원을 위한 최신식 기숙사를 신축한다. 젊은 직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기존 2인 1실 형태의 숙소를 모두 1인 1실로 바꾸고, 주차 면적도 1인당 한 대를 보장하기로 했다. 숙소 건설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지만 인재 확보를 위해 ‘MZ세대 직원’들의 주거복지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에 연면적 4만7000여㎡, 약 600실 규모의 최신식 미혼자 기숙사(조감도)를 짓기로 하고 착공할 예정이다. 기존에 있던 4~5층 높이의 숙소 15개 동 철거를 완료했고, 15층 높이 새 건물을 2025년 완공한다. 세부적인 설계는 지으면서 검토하겠다는 게 회사 측 생각이지만, 기존 2인 1실 형태인 숙소를 1인 1실로 변경하는 안은 일찌감치 확정 지었다. 젊은 직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주차 공간도 전체 가구 수보다 많이 설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울산공장뿐 아니라 연구개발(R&D)의 ‘심장’ 격인 남양연구소에도 최신식 기숙사를 추가로 짓는다. 미래 모빌리티 R&D 인력 유치를 위해서는 복지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남양연구소에 새로 짓는 800실 기숙사 또한 모두 1인 1실 형태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편의공간이 함께 들어선다.
회사 관계자는 “요즘 젊은 직원들은 퇴근해서도 회사 동료와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는 환경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예산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두 곳 기숙사 규모를 고려하면 최소한 1000억원대 공사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젊은 직원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도 주거복지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창공장과 대전기술원 직원들에게 1인 1실 기숙사를 내주고, 외부 거주를 희망할 경우에는 월세를 전액 지원한다. 이뿐만 아니라 오창과 대전에 마사지숍, 요가 클래스, 스크린 골프장, 게임장 등이 갖춰진 복지공간을 연말께 열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직원 만족도를 높여야 격화되는 배터리업계 인재 확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직이 잦은 전자업계도 직원 복지 경쟁에서 예외가 아니다. 최근엔 삼성디스플레이의 한 직원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임금과 복지 수준을 획기적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천공장으로 출근하는 젊은 직원이 많은 SK하이닉스는 올해 사내 복지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주요 주거지역과 이천공장을 오가는 통근버스를 최고급 리무진 버스로 교체했다.
박한신/배성수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