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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개입 40분 만에 6원 내렸지만…막판 2.8원 올라 1400원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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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이 15일 환율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까지 치닫는 속도를 제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는 움직임인 데다 유럽·중국발(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강(强)달러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환당국, 실개입도 나선 듯

이날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은 오후 1시20분께였다. 원·달러 환율이 1397원90전까지 치솟은 뒤 10분 만에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이다. 동시에 외환시장에는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불과 30분 전인 낮 12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거래량은 5억5400만달러였지만, 오후 1시부터 1시30분 사이 거래량은 13억6700만달러로 폭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7억달러 이상 실개입 물량을 쏟아냈다는 추측이 나왔다. 이는 이날 전체 거래량(87억1200만달러)의 8%에 달하는 물량이다.

일각에서는 외환당국이 2008년 금융위기 때 주로 사용하던 ‘도시락 폭탄’ 전략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락 폭탄은 금융위기 당시 외환당국이 점심시간에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을 한 것을 말한다. 점심시간에는 상대적으로 거래 물량이 적기 때문에 개입 물량을 최소화하면서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그러나 이날 개입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외환당국 개입으로 환율은 오후 1시40분께 달러당 1391원까지 급전직하했다. 고점을 찍은 뒤 불과 30여 분 만에 6원 이상 급락한 것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장 마감을 앞두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결국 전날보다 2원80전 오른 1393원7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0억~50억달러 실개입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큰 규모는 아니었다”며 “외환당국이 1400원 자체를 막기보다 속도조절을 하는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400원은 심리적 마지노선”
외환당국이 이날 환율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걸 방어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1달러=1400원’은 1999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볼 수 없던 환율 수준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다면 경제 주체의 위기감이 커질 수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29일 1350원 돌파 후 불과 한 달도 안 돼 1400원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다 보니 외환당국이 1400원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중앙은행 역시 엔·달러 환율 145엔을 방어하기 위해 개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당국이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1400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장기화로 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전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Fed가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울트라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의 경기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향후 1년 내 유럽의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을 32%로 보고 있다. 미국의 1년 이내 경기 침체 가능성(1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확률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와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인한 중국발(發) 리스크, 한국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 둔화 등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만 산재해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 1450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1400원을 넘는다면 14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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