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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 급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위기가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8월 마지막주 1주일간 유로화 가치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계약 건수는 4만4100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럽의 경제가 불황에 빠져들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계약 건수는 경기가 급격히 위축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상 최고치다. 당시 유로화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은 8만6700건에 달했다. 올해 들어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5% 하락했다. 러시아발 에너지 공급난 우려로 가스와 전기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지난주에는 유로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마크 매코믹 TD증권 외환거래전략실장은 “요즘 유로화 가치는 순전히 유럽 에너지 쇼크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 유로화 시세를 움직이는 동력은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가스 송유관 문제와 에너지값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로화 쇼트 베팅에 나섰던 TD증권은 유로화가 달러와 등가(패리티·1유로=1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이후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