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29일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번주 안에 ‘공매도 조사팀’을 가동해 불법 공매도를 신속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금감원장은 은행의 자율적인 금리 경쟁도 유도할 방침이라고 했다.
지난 주말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한 이후 나스닥지수가 3.94% 급락하는 등 미국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이 원장은 이날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원장은 먼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며 시장을 안심시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우리 경제는 세계 9위에 달하는 높은 수준의 외환보유액(4386억달러)을 가지고 있는 등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고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견실해 기초 여건이 견조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금융산업의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해 자산건전성과 외화유동성 등이 크게 개선된 점을 감안하면 악화한 대외 여건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선 국내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국 국채 등을 활용해 민간 차원에서 외화 조달이 더욱 용이하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은행이 보험사 등으로부터 외화증권을 빌린 뒤 이를 담보로 해외에서 외화를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관련 거래를 하고자 하는 금융사에 ‘비조치의견서’를 즉시 발급해줄 계획이다.
이 원장은 또 공매도 조사팀을 이번주 신설·가동하기로 했다. 시장 교란 행위가 벌어져 증시가 더 출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 측은 “불법 공매도 조사를 강화할 뿐 아니라 공매도 시장 실태에 대한 감독 및 검사 역량을 집중해 운영상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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