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바닥판 균열이 발생한 성산대교에 대해 정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다만 내구성 강화를 위해 오는 11월까지 균열 부분에 대해 전면 보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날 성산대교 성능개선공사 중 발견된 프리캐스트 바닥판 균열에 대한 '성산대교 안전성 검증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위원장 김상효 연세대 명예교수)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실제 균열폭이 0.2㎜ 이하로 안전성과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가건설기준에 따른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의 허용 균열폭은 0.3㎜ 이내다.
앞서 시는 지난해 4월 자체 안전점검에서 성능개선공사가 완료된 성산대교 남북단 접속교 구간에 교체된 프리캐스트 바닥판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월 성산대교 현장을 찾아 외부 전문가를 통해 안전성 재검증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80년 건설된 성산대교는 지어진지 약 42년된 노후 교량이다. 연장 1455m, 폭 27m로 내부순환도로(마포구 망원동)와 서부간선도로(영등포구 양평동)를 잇고 있다.
시는 2017년부터 교량 안전을 위한 성능개선공사를 3단계에 걸쳐 시행해왔다. 2017~2020년 1단계 북단, 2018년~지난해 2단계 남단 공사를 완료했고 현재 본교에 대한 성능개선공사가 진행 중이다.
균열 발생 이후 시는 국토부 산하 국토 안전관리원을 통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구조 안전성에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 이후에도 시는 시설안전, 도로, 건설 등 각 분야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합동 조사단을 꾸려 2개월 간 운영했다.
조사단은 균열이 심한 남북단 구간을 선정해 작업대를 설치하고 균열의 상태와 분포 등을 정밀 조사했다. 프리캐스트 바닥판 하부 균열부에 0.001㎜ 측정이 가능한 정밀계측기를 설치하고 균열부에 에폭시를 주입해 시료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균열폭을 측정했다.
균열 원인은 공사 중 통행차선 확보를 위해 임시 배치된 바닥판 위에서 대형크레인이 가설 작업을 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실제 균열보다 표면에 보이는 균열이 큰 이유는 바닥판 교체 후 기존 도장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균열 부위가 손상을 입어 균열폭이 커졌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도장 제거시 소형 쇠구슬을 강한 압축공기로 분사하는 '블래스팅 공법'이 사용됐는데, 이때 미세한 균열의 표면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도로 통행이 허용되는 최대 하중인 총중량 40t 덤프트럭 2대를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재하시험도 실시했다. 최대 통행 하중의 트럭이 지나가도 안전성에 이상이 없었다.
시는 정밀조사 결과 문제는 없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산대교의 장기적인 사용성 확보와 내구성 향상을 위해 전면 보수를 올해 11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