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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행동주의 헤지펀드로부터 압박…주가 2.21%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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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공룡 디즈니의 주가가 행동주의 사모펀드 서드포인트의 대규모 지분 매입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서드포인트는 15일(현지시간) 디즈니의 지분을 대규모로 매입했다고 공개하며 디즈니 밥 차펙 최고경영자(CEO)에게 3가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서드포드는 디즈니에 △디즈니의 3대 스트리밍 서비스인 훌루의 소수 지분을 NBC유니버셜로부터 모두 매입하고 △스포츠 채널 ESPN을 분사하며 △디즈니 이사회를 재구성하라는 3가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공개했다.

서드포인트는 디즈니의 구독자 증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디즈니가 보다 공격적으로 비용을 줄이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해야 하기 위한 다양한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디즈니 뿐만 아니라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처한 상황에 똑같이 적용되는 사안이다. 디즈니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업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그 이면에 손실은 더 늘었고, 미국 내 구독자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최근에는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광고가 포함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서드포인트의 요구는 대부분 디즈니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ESPN+의 유료 구독자의 근간이 되는 ESPN을 분사하게 되면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흔들게 된다. 디즈니는 지난주 디즈니+와 훌루, ESPN+ 등 3대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자를 모두 합쳐 넷플릭스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했다. 지난 분기 말 기준 디즈니+의 구독자는 1억5210만명, ESPN+는 2280만명, 훌루는 4620만명으로 집계됐다. 서드포인트는 "디즈니가 ESPN을 분사한 뒤에도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사회 재구성 요구에 디즈니는 "이사회 이사진들은 지속적으로 바뀌어왔고 현재 이사진의 평균임기가 4년"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훌루 지분 가치를 놓고 디즈니와 NBC유니버셜은 수년 동안 이견을 보여왔다. 디즈니와 NBC유니버셜 등은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의 원조격인 훌루를 설립했다. 이후 디즈니가 훌루의 지배주주가 되면서 2019년 합의한 바에 따르면 NBC유니버셜은 보유하고 있는 훌루의 지분 3분의 1을 2024년 초까지 최소 90억달러 이상에 매입하도록 디즈니에 요구할 수 있다. 당시 훌루의 주식 가치는 275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현재 NBC유니버셜의 모기업인 컴캐스트는 훌루의 지분가치가 700억달러에 근접했다고 보고있다. 양 측이 생각하는 훌루 주식 가치 사이의 간극이 크다. 이 와중에 서드포인트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훌루의 남은 지분을 모두 인수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 적정한 프리미엄을 주는 데 신중해야 하지만 지금 이순간 매도 측이 비합리적인 가격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서드포인트는 앞서 2013년 소니그룹의 주식을 대거 매입한 뒤 영화 제작 자회사인 소니픽처엔터테인먼트의 비용 절감 등을 요구한 적 있다. 서드포인트는 앞서 디즈니 주식 410만주를 보유한 것을 공개해 30억달러 규모의 배당을 해야한다고 압박한 적 있다. 이후 주식을 팔았던 서드포인트가 다시 디즈니 주식을 매입해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날 디즈니의 주가는 전일보다 2.21% 오른 124.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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