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8일 20: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을 인수한다. 2020년 로보틱스 스타트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뒤 두번째 경영권 인수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 분야로 낙점한 자율주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의 최대주주인 송창현 대표(사진)가 보유한 지분 36.19%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의 지분 20.36%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포티투닷의 주주는 송 대표 36.19%를 중심으로 현대 기아차 20.36%를 포함해 롯데렌탈, 신한금융그룹 등 국내 기업과 스틱벤처스, 위벤처스 등 벤처캐피탈(VC)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 포티투닷의 몸값은 6000억원 수준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직전 투자 라운드에서 평가받은 5000억원 수준보다 소폭 오른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이 나머지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은 4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들 지분 대부분을 인수한 뒤 포티투닷을 계열사로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지분 매각 후에도 그룹 내부에 그대로 남을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는 내달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포티투닷은 2019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을 거친 송 대표가 세운 스타트업이다. 코드42가 전신으로 핵심 사업은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서비스의 모든 과정을 다루는 타스(TaaS· 포괄적 교통 서비스)를 추구한다. 도심형 통합 플랫폼 '유모스(UMOS)'를 통해 자율주행차와 드론, 배달 로봇 등의 미래 이동수단을 통합해 차량 호출, 물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플랫폼을 개발한다.
현대차그룹의 포티투닷 인수는 자율주행 부문 투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자율주행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대표 분야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미래 사업에 9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모빌리티 총괄 본부를 신설하면서 초대 본부장으로 송 대표를 영입할 정도로 양사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송 대표는 포티투닷 대표이자 현대차그룹 TaSS본부장 겸 사장으로 일해왔다. 이번 거래도 현대차그룹이 지난 6월 포티투닷 측에 인수 제안을 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선 매년 수천억 규모의 투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직접 경영권 인수에 나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인 구글의 웨이모, GM크루즈와 경쟁하겠다는 포석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