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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디에이치, 울산 재개발 수주전 '자존심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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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울산 중구의 주택 재개발사업 수주전(사진)에 나란히 뛰어들었다. 주택 경기가 주춤한 가운데 국내 시공능력평가 1, 2위 건설회사가 자존심을 걸고 입찰 경쟁에 나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다음달께 예정된 울산 중구 ‘B04(북정·교동)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B04구역 조합은 지난달 총회를 열어 기존 시공사인 롯데건설·GS건설 컨소시엄과의 계약을 해지한 상태다.

이 사업은 교동 일대 구도심을 재개발해 총 4080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예상 공사비만 1조원을 웃돌고, 총사업비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원이 1035명이어서 5%가량의 임대주택을 제외하고도 약 2800가구의 일반분양 물량이 나오는 알짜 사업장으로 꼽힌다.

당초 조합은 시공사인 롯데·GS건설과 공사비 협상에 난항을 겪은 데다 시공사가 프리미엄 브랜드 사용을 거부하면서 공사 계약을 해제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집행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권을 노린 업체의 개입 없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국내 1, 2위 건설사가 참여하면서 수주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래미안’ 브랜드를 보유한 삼성물산이 곧바로 수주에 나섰다. 선별 수주로 올해 수주액이 1조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물산은 정직한 공사비 산정과 선호도 높은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조기에 사업을 수주하려는 전략이다.

상반기에만 5조6988억원을 수주한 현대건설도 고급 브랜드 ‘디 에이치’를 내세워 수주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룹의 중요 거점인 울산 도심에서 대형 주택 사업을 놓칠 수 없다는 자존심 때문에 수주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건설사의 수주 경쟁은 최근 건설업체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경쟁을 피하고 수의계약하는 흐름과 대조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시공 계약 해지도 잇따르는데 두 건설사가 자존심 경쟁을 하게 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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