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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영 상무 "블록체인·NFT가 세계 '부의 지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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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59·사진)는 ‘만년 상무’다. 2002년 상무 직책을 달고 19년 동안 상무에 머물러 있다. 승진할 능력이 안 됐던 것은 아니다. 매년 사업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최고경영자(CEO)보다 월급 많이 받는 프라이빗뱅커(PB)’로 거론된다. 지난해 그의 연봉(14억원)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세 배에 달했다. 그가 관리하는 고객 자산 규모는 조 단위다. 서 상무는 “승진 기회가 와도 거절했다”며 “관리자보다는 현장에 남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지난해부터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산업에 푹 빠졌다. 업계 창업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한 뒤 이를 엮은 《웹 3.0 라이브씬》이라는 책을 펴낸 배경이다. 웹 3.0은 플랫폼이 독점하던 이익을 블록체인, NFT 등의 기술을 통해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출판 기념회에서 서 상무를 만나 웹 3.0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물었다. “지난해 암호화폐·NFT 등으로 조 단위 부자들이 탄생했다는 얘기가 들렸습니다. 인력과 자금이 모두 그쪽으로 흐르더군요. 각종 논란이 있지만 전 세계 ‘부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고 직감했습니다.”

이미 2018년 팬텀 코인 ICO(신규 암호화폐 공개)에 참여하기도 하고,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해보기도 한 그였다.

취재를 위해 수많은 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안면도 없이 메일을 보냈다가 인터뷰를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소개에 소개를 거쳐 업계 대표 40여 명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메타버스 게이밍 플랫폼 더샌드박스,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 레드브릭, 게임업계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한 컴투스, NFT를 통해 서로 다른 게임을 넘나들 수 있도록 한 수퍼트리,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 등이 그가 발굴하고 취재한 회사들이다.

웹 3.0과 관련한 한국 기업들의 잠재력에 대해 서 상무는 “넷마블 컴투스 등 국내 게임업계가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P2O(Play to Own·소유하는 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등 빠르게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이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는 규제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대항마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 상무는 실제 투자에도 나섰다. 레드브릭에는 신탁 형태로 약 100억원을 투자했고, 코인플러그에는 개인 자금을 투자했다. 지난해 그가 신탁상품이나 사모펀드를 통해 비상장사에 투자한 규모는 800억원에 달한다. 당근마켓, 직방, 에이블리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5월 ‘루나 사태’로 전 세계 가상자산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벤처캐피털업계에서 웹 3.0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상무는 “가상자산 시장이 거품을 걷어내는 건강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라며 “오히려 진짜 기술력을 보유한 블록체인 기업에는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기업을 빠르게 발굴하는 것이 PB의 역할”이라고도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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