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P500 배당 사상 최대 전망”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500 기업들의 2분기 배당금 총액이 1405억6000만달러(약 183조7100억원)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직전인 1분기(1376억달러)보다 2.1%, 지난해 2분기(1233억8000만달러)보다 13.9% 늘었다.
올해 연간 배당금 총액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S&P500 기업들이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10년 동안 계속 배당금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S&P500 기업들의 배당금 총액은 5112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하워드 실버블랫 S&P글로벌인디시즈 애널리스트는 “올해 S&P500 기업들의 연간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며 “2014년 이후 8년 만에 연간 배당금이 전년보다 10% 이상 늘어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 인플레이션 및 소비심리 위축, 인건비와 운송비 증가 등 여러 악재에도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하는 이유는 배당을 통해 자사의 건전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고배당 기업이 불황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유틸리티, 통신, 필수소비재 사업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브라이언 제이콥슨 미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기업은 배당을 유지하거나 증액함으로써 자사의 전망이 밝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버블랫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주주환원책 중에서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을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막상 배당을 축소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기업은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배당을 손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고배당 기업 주가도 선방
고배당 기업들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톱픽(최선호주)’으로 꼽힌다. S&P500 기업 중에서도 배당 성향이 높은 8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고배당지수는 올 들어 12일까지 4.7%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19.8% 하락했음을 감안할 때 상당히 선방했다. 고배당 기업으로 분류되는 코카콜라, AT&T, 발레로에너지 등은 올 들어 2.5% 안팎 올랐다.주가 방어력이 좋은 데다 배당 수익까지 챙길 수 있는 고배당주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Fed의 고강도 긴축 속에서 현금(달러)의 가치가 높아져 올해 하반기에도 배당주 투자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모레이 미 NFJ인베스트먼트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엔 안정적인 실적을 통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배당금을 증액할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당주의 인기가 곧 시들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 기업들이 배당금을 증액할 만큼의 꾸준한 실적을 내기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