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가 인플레이션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지수별로 혼조세를 보인 것과 달리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침체 공포에 미 달러화 강세가 더해지면서 국제 유가와 금값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밀렸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9.44포인트(0.42%) 내린 30,967.82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06포인트(0.16%) 상승한 3831.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4.39포인트(1.75%) 오른 11322.24에 각각 장을 끝냈다.
오전까지만 해도 다우 지수는 700포인트 넘게, S&P 500 지수는 2% 넘게 각각 급락세를 보였지만 이내 하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경기침체가 향후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경기민감주와 은행주가 약세를 보인 데 비해 고성장 기술주들은 일제히 반등했다.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내려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2년물 미 국채 금리가 10년물 미 국채 금리를 추월하는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향후 경기침체와 금리인하 가능성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신호로 읽힌다.
금리 부담이 줄어들자 줌 비디오는 8.5% 올랐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나란히 4%대 상승을 기록했다.
다만 뉴욕증시보다 일찍 장을 끝낸 유럽 각국 증시는 글로벌 침체 공포 속에서 급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91% 떨어진 12401.20으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은 2.86% 내린 7025.47,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68% 내린 5794.96을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도 2.68% 밀린 3359.83으로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1.8% 떨어진 1.0236달러로 2002년 말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 강세는 경기침체 우려와 맞물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공행진하던 원자재 가격도 끌어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2%(8.93달러) 하락한 99.50달러에 마감했다. 배럴당 10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올 5월11일 이후 두 달 만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