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산책이 많은 곳이 적은 곳보다 살인이나 강도, 폭행 등의 범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연합뉴스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사회학 교수 크리스토퍼 브라우닝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주도 콜럼버스의 지역별 범죄율과 반려견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계간 사회과학 학술지 '사회적 영향력(Social Forces)'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콜럼버스 지역을 595개 권역으로 나눠 2014~2016년의 범죄 통계를 분석하고, 2013년 가구별 반려견 보유를 조사한 마케팅 업체의 자료를 결합했다.
또 이웃에 대한 신뢰도를 측정한 '청년 보건·발달 연구' 자료도 활용했다.
주민 간 신뢰는 이웃이 위험에 처했을 때 서로 돕고, 주민들이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집합적 효능(collective efficacy)' 감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해 범죄를 억제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이번 연구에서도 이웃 간 신뢰가 높은 지역에서는 살인과 강도, 폭행 등의 범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민 간 신뢰가 높은 곳 중에서도 반려견이 많은 지역이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강도 사건은 3분의 2, 살인은 절반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반려견 산책과 관련이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보호자가 동네를 순찰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해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반려견 보호자들이 '거리의 눈' 역할을 해 옳지 않은 일이 벌어지거나 낯선 사람이 있을 때 목격자가 될 수 있어 범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거리에 사람이 없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면 주민 간 신뢰만으로 이웃을 도울 수 없다"면서 "이런 점이 산책하지 않는 고양이나 다른 애완동물보다 반려견이 범죄 예방에서 장점이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주민 간 상호 신뢰도와 상관없이 반려견이 많을수록 절도와 같은 재산권 침해 범죄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젊은 남성 비율이나 주거 불안정성, 사회경제적 지위 등과 같은 범죄 관련 다른 요소를 고려해도 반려견과 이웃 간 상호 신뢰의 결합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