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뒤 이 회사 주가 급락세가 이어졌다. 간담회 자리에서 김 대표가 한 발언이 회사가 개발 중인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 후보 엔젠시스 임상시험의 ‘중간결과 발표가 연기됐다’는 식으로 잘못 받아들여진 탓이다.
5일 오전 9시6분 현재 헬릭스미스는 전일 대비 50원(0.27%) 하락한 1만8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종가는 1만8700원으로, 김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 종가 2만5950원과 비교해 5거래일동안 27.94%가 하락했다.
김선영 대표의 말 한 마디를 트리거로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9780억원(6월27일)에서 7048억원(전일)으로 2732억원 증발한 셈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 마곡 본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엔젠시스 임상 3-2상 ‘중간결과’에 대해 발표하려 했으나, 주말에 iDMC로부터 추가 자료 요청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관련 발표는 (7월로) 유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시장에서는 ‘iDMC의 중간 평가 결과 발표가 미뤄졌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지면서 간담회 당일인 지난달 28일에만 헬릭스미스 주가는 14.84% 빠졌다.
이에 헬릭스미스는 기자간담회 당일 홈페이지를 통해 “iDMC가 의뢰사에 임상시험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며 “간담회 중 iDMC와의 교류 과정에서 자료 요청이있었다는 점이 간략히 언급됐는데, 이 점이 시장에서는 임상시험에 차질이 생긴 듯이 잘못 해석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헬릭스미스는 재차 진화에 나섰다. 전일 홈페이지를 통해 “iDMC로부터 중간 분석 결과 통보가 연기될 것이라는 취지로 공표한 사실이 없다”며 “예정된 바와 같이 iDMC로부터 중간 권고를 전달받는 시점을 7월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해명이 나온 뒤 전일 1만4800원(직전 거래일 대비 -25.63%)까지 빠졌던 주가는 낙폭을 상당히 줄였지만, 쉽사리 반등은 어려운 모양새다.
헬릭스미스는 당초부터 iDMC의 중간 평가 결과를 7월 중에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지난달 중순께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김선영 대표 자신도 “다음달(7월) 중순에 엔젠시스 3-2상의 ‘중간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한 발언이 전해진 바 있다.
김 대표가 iDMC의 중간 평가 결과를 ‘중간결과’라고 지칭해 시장의 기대감이 커진 점도 기자간담회 이후 실망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바이오USA에서의 김 대표 발언이 전해진 지난달 17일 헬릭스미스 주가는 6.14% 급등했고, 이후로도 기자간담회 개최 전날까지 11.13% 더 올랐다.
iDMC의 중간 평가는 의약품 임상시험의 성패 가능성을 분석하고 임상을 지속할지 여부를 △임상중단 △임상지속 △임상 디자인 수정 중 하나로 권고하기 위해 이뤄진다. 앞서 신라젠의 항암 바이러스 제제 펙사벡의 임상 시험에 대해 iDMC가 ‘임상 중단’이 권고된 바 있는데, 당시 신라젠은 iDMC의 평가를 ‘무용성 평가’라고 불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