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업 중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하고 여학생을 성추행한 교수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27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최근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결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사립대 교수 A씨는 수업 중 여성비하 발언을 수차례 하고 여학생들을 성희롱하거나 추행했다는 이유로 2019년 2월 보직 해임됐다.
A씨는 2015~2017년 수업 중 학생들에게 “너는 치마가 짧으니 남자가 좋아하겠다”거나 “여자는 허벅지가 붙어야 예쁘다”라는 등의 말을 해 왔다.
A씨가 복도에서 학생의 신체를 접촉하거나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외국식 인사라며 악수를 강요하고 응하지 않자 일정 시간 수업을 진행하지 않았던 사건도 있었다.
A씨는 학교 측 해임 처분에 반발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발언의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표현을 왜곡했다”며 “피해 학생의 진술은 추상적이고 번복돼 믿을 수 없다. 설령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1심은 A씨에 대한 해임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 학생들은 당초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원했을 뿐 A씨 징계는 원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A씨의 태도와 2차 가해 등으로 2차 신고와 국민신문고 민원 제기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신고 경위에 비춰 피해 학생들이 A씨를 모함하려는 의도로 허위 진술을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치 않는 신체접촉으로 피해 학생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렇게 1심 법원은 학생들의 일관된 진술에 비춰 A씨의 성비위가 명백히 인정된다고 선을 그었지만, 2심은 판결을 뒤집고 A 씨 손을 들어줬다. 이는 발언의 맥락이나 수위가 해임할 정도로 지나치진 않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에 대한 징계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결론냈다. 재판부는 “A씨의 성희롱은 중과실에 의한 행위일지라도 비위의 정도가 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강제추행은 고의에 의한 행위로 파면 또는 해임이 가능한 이상, 이 사건 해임이 가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