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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자영업·연금·북핵…밀려드는 前 정부 뒤치다꺼리 [여기는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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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은 극한직업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이 문재인 대통령 시절 회자됐다. 경제 사회 외교 국방 어느 것 하나 성하지 않으니 바로 잡는 데만 5년 임기가 모자랄 것이란 얘기였다.

호사가들의 농반진반 '썰'이었지만 어느새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뒤치다꺼리' 과제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윤 정부 출범 한달도 안된 이달 초 터진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신호탄이었다. 파업계기가 된 '안전운임제 연장 여부'는 연초에 심층검토하는 스케줄이었다. 하지만 문 정부의 건설교통부와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손놓고 시간만 보내는 바람에 물류대란을 부르고 말았다.


국민 생활 체감도가 큰 전기요금 인상도 기정사실이 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어제 방송에서 "차일피일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조만간 적정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무모한 탈원전 정책이 빌미가 돼 한전이 1분기에만 7조7869억원의 기록적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올 한해 영업손실은 무려 30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올 만큼 비정상적인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부동산 시장도 후폭풍에 휩싸였다. 시장을 통제하는 '임대차 3법'이 2중·3중 가격을 만드는 바람에 올 여름 전세시장 대란이 예고됐다. 집값 상승에 편승한 무리한 '영끌 투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실뇌관이다. 미친 부동산을 따라잡지 못한 2030세대는 그보다 접근이 쉬운 주식과 코인시장으로 몰려갔지만 역대급 가격 폭락에 망연자실이다.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뇌관도 째깎째깎 작동중이다. 바로 자영업 취약차주의 급증이다. 2020년 4월부터 끝없이 이어진 '대출 무조건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로 위험이 차곡차곡 누적되면서 상당수 자영업자가 한계에 도달했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자영업자 대출의 채무상환위험이 내년 이후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자영업 대출확대가 금융불균형 누적,잠재부실 이연 등의 부작용을 유발했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전인 2019년 11.1%이던 자영업자 페업률은 작년엔10.9%로 외려 낮아졌다. 무작정 대출로 회생불가 자영업자의 구조조정마저 지연된 때문이다. 올 3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액은 960조7000억원으로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말 보다 40.3%나 급증했다.

전 국민의 노후를 위협할 부실 국민연금의 뒤치다꺼리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문 정부가 임기중에 꼭 했어야 할 국민연금 개혁을 포기하는 바람에 고갈위험이 급증했다.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도 받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연금체계를 만들려면 현재 9%인 보험료율을 20~24%로 두배 이상 올려야 한다는 기막힌 분석(김상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까지 나왔다.

'왕따 외교'의 후폭풍은 국가 존망을 위협중이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고 싶어한다'는 추론에 기댄 굴종은 북의 '핵무기 세트의 완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 정부가 임기 막판에 총력전을 펼친 종전선언이 성사됐더다면 어찌됐을까. 지금쯤 다수의 우방이 등을 돌리고 우리는 북의 핵 무력시위를 달래느라 정신없을지 모를 일이다.

뒤치다꺼리는 열심히 해도 생색나지 않고 고달픈 일이다. 하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국민의 선택결과인 만큼 결자해지 차원의 인내심과 노력도 각자의 몫이다.

백광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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