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원로들이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를 지원할 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청사 5층 대접견실에서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20명의 고문단을 맞이했다.
고문단은 윤 대통령에게 당정관계나 대야 협치 등 정치 현안은 물론 경제·외교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제언했다.
고문들 사이에서는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지원할 대통령실 전담 인력을 꾸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제2부속실 설치 등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면서도 "여러 고문이 김 여사를 담당하는 비서진이 필요하다는 건의는 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참석자도 "김 여사를 공식적으로 뒷바라지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국민 여론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감사하다. 염려해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공전, 여당 내홍 등 여의도 정치권 상황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도 이어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이 잘하기 위해서는 당이 큰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지금 당이 내부적으로 아주 시끄럽고, 여야 문제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직무수행을 하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통령이 당이나 국회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당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장관직을 부활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한 고문은 30대 장관을 기용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개별적인 조언에 대한 답변을 하기 보다 고문들의 발언을 경청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오랜 세월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우리 당을 지켜본 선배들 덕분에 어렵지만 다시 정부 권력을 회수해 와서 지금 경제위기 국면을 맞아 힘겹게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오찬은) 늦은 감이 있다"며 "조금 더 일찍 모셨어야 했는데 정부 출범하고 여러 외교 행사에 좀 시급한 현안들이 많아 대선배들을 이렇게 늦게 청사에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 청와대 근무하신 분들도 많이 계신데 용산에 와 보시니 어떠시냐"고 물었고 참석자 사이에서는 "좋습니다"라는 답이 나왔다.
오찬은 도시락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대통령 손목시계'를 기념선물로 받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