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재료인 웨이퍼는 제조 공정에서 대기와 진공 상태를 넘나들며 수십㎞를 이동한다. 경기 수원에 있는 코스닥 상장사 라온테크는 웨이퍼 이송용 로봇 제조업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기와 진공 등 각 상태에 맞춘 웨이퍼 이송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사진)는 “대기용 로봇을 제작하는 기업은 몇 곳 있지만 개별 제어가 가능한 진공용 로봇은 진입장벽이 훨씬 높다”며 “라온테크와 미국·일본 기업 등 세계적으로 세 곳만 생산 라인에 공급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부가가치가 높은 진공용 로봇이 라온테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다. 전방산업 대기업의 신규 투자 및 교체 수요에 힘입어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배경이다. 작년 매출은 368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다섯 배 불어났다. 올해는 매출 631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예상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등 내로라하는 기업이 고객사다. 경쟁력은 높은 정밀도와 생산성이다. 김 대표는 “라온테크 로봇은 벨트를 사용하지 않아 기존 로봇과 달리 불순물(파티클)이 원천적으로 생기지 않는다”며 “벨트에 따른 변형도 없어 정밀도가 기존 제품보다 두 배 높고 웨이퍼 처리량은 25% 많다”고 강조했다.
라온테크는 올해 획기적인 신제품을 앞세워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 등 글로벌 장비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각오다. 준비 중인 신제품은 모터와 감속기, 실 등 세 가지 핵심 부품 기능을 한데 모은 다이렉트드라이브(DD) 모터를 장착한 로봇이다. 김 대표는 “DD 모터를 쓰면 진동 수준은 3분의 1로 줄고 정밀도는 50% 향상된다”며 “반도체 웨이퍼 이송용 로봇 기술의 초격차를 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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