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A씨는 해외 모바일 게임 이용 중 지속적으로 뜬 ‘구매 활성화’ 팝업을 실수로 건드려 원터치 결제를 했다. 5분 뒤 앱 마켓 사업자에게 계약취소 및 환급을 요청했으나 해외 게임사업자에게 문의하라는 자동 답변만을 받았다. 해외 게임사업자도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환급 불가 상품이라며 환급을 거부했다.
디지털 게임 콘텐츠의 시장규모와 소비가 늘면서 구입 취소·환급 거부 등 게임 콘텐츠와 관련한 국제거래 소비자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게임사업자가 만든 게임의 경우 결제 취소와 환급이 어려워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디지털 게임서비스 관련 국제거래 소비자상담은 총 445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2019년 상담 건수는 128건, 2020년 150건, 지난해엔 167건으로 2년만에 약 30% 급증했다.
모바일 게임서비스 관련 상담 건수가 특히 크게 늘었다. 지난해 관련 상담 건수는 121건으로 2019년(87건)보다 39% 가량 증가했다. 모바일 게임이 전체 디지털 게임 관련 상담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68%에서 지난해 73%로 증가했다.
소비자 불만 이유는 ‘계약취소 및 환급 거부’가 33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법정대리인 동의 없는 미성년자 결제’는 110건(33.2%), ‘제3자의 명의도용 결제’는 41건(12.4%), ‘접속불량·버그 발생 등 시스템 오류’는 36건(10.9%), ‘착오로 인한 결제’로 인한 소비자 불만 건수는 26건(7.9%)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하기 쉽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불만 발생 시 앱 마켓 사업자에게 계약취소 및 환급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앱 마켓 사업자 약관엔 결제 후 일정 시간(48시간 등)이 지나면 개별 해외 게임사업자에게 직접 문의하도록 안내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었다. 해외 게임사업자는 구매 이후 환급이 불가하다는 자체 약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환급 문의에도 잘 회신하지 않아 소비자의 불만 해결이 쉽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해외 게임사업자에게 계약취소 및 환급 요청할 때는 소비자원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게시된 영문 템플릿을 활용해 신속하게 계약취소 의사를 밝히고, 모바일 정보이용료 결제 한도 금액을 최소화하거나 스마트폰 결제 비밀번호를 설정할 것 등을 소비자에게 당부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