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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억 횡령' 우리은행…우리금융 ESG에 걸림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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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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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지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자회사 우리은행이 614억원 횡령 사건으로 ESG 등급 조정이 불가피한 데다, 조사 과정에서 지주사의 관리가 부실했다는 점이 발견되면 우리금융의 ESG 등급도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우리은행의 횡령 사건을 반영해 오는 3분기 기업들의 ESG 등급 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횡령 사건이 지배구조(G)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부통제 관리 미비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우려 및 비난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며 "향후 ESG 관련 평가에서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본점에 근무하는 차장급 직원 A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세 차례 걸쳐 회삿돈을 인출해 총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횡령한 금액의 대부분은 대우일렉트뢱스 매각 무산에 따른 계약금 일부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횡령 사실을 파악하고 A씨를 경찰에 고소했으며, 지난달 말 A씨는 경찰에 자수한 뒤 구속됐다.

    ESG 기업 활동에 친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경영(Social), 지배구조 개선(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들은 기업에 대한 투자에 있어 ESG 등급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1월 2200억원 규모의 횡령 사태가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의 ESG 등급을 통합은 B에서 C로, 지배구조 부문은 B에서 D등급으로 각각 조정한 바 있다. 내부통제장치가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과 더불어 우리금융에 대한 ESG 등급도 조정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횡령 사건이 지난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받았던 지배구조(G) 영역과 관련됐다는 점에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선 통합 등급으로 A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2020년 B+에서 한 등급 높아진 결과다. 세부적으로는 환경·사회 영역은 A+를, 지배구조 영역은 A를 받았다.

    당시 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높은 ESG 쟁점이 빈번히 발생할 경우 ESG 관리체계가 원활하게 운영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를 ESG 원년으로 삼은 우리금융은 올해도 ESG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주주총회에선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로 송수영 법률 및 ESG 전문가를 선임했다. 중간배당 관련 기준일을 명시하는 정관변경을 통해 시장 예측성을 높이는 등 주주환원 제고에도 나선 바 있다. 또 다문화가정·산림청 등과의 협약을 통해 사회와 환경 측면에서도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오는 7월15일까지 금융사를 포함해 기업들에 대한 사전 조사, 기본 및 심화 평가를 진행한다. 금융사 지배구조에 대한 피드백은 7월25일부터 8월12일까지 전달될 예정이다. 피드백은 평가대상 기업이 확인하고 수정 및 보완을 요청하는 절차다.

    기업지배구조연구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사고는 원칙적으로 우리은행의 ESG 등급 조정 대상"이라면서도 "지주 차원에서 전략을 변경하거나 관리 책임이 파악되는 경우엔 같이 등급 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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