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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세계 공급망 변화 대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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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물류 공급망에서 발생한 비효율이 공급망 곳곳의 물류 흐름을 정체시키고 막으면서 세계적으로 컨테이너 선박 부족과 항만 적체 현상을 빚었다. 결과적으로 컨테이너 운송비 급등은 전체 물류비를 증가시키고 있다. 작년 4분기에만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에 대한 기업의 물류비용이 100억달러 이상 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공급망 마비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식량 공급의 차질이 주요 원인이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원유 수출국가이고 천연가스와 밀 수출은 각각 세계 1위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수출 세계 4위이고 밀 수출은 5위다.

이들 국가가 전쟁에 휘말리면서 천연가스 등 세계 에너지와 곡물 가격 급등을 초래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올해 작황에도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급등하는 원자재와 에너지, 식량 가격의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 중 하나는 물류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지금까지 공급 물류망에서 최선의 시스템으로 받아들인 것은 ‘JIT(Just In Time)’ 체제로 공급의 시작부터 공급이 끝나는 수요의 최종 지점까지 파이프라인 안에서 물이 흐르듯이 상품의 흐름을 최적화해 전체 물류비용을 낮추고 전체 소요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때그때 공급망 붕괴 원인을 파악하고 대체 공급망을 찾아 연쇄 흐름을 만들어내는 ‘JIC(Just In Case)’ 방식의 공급 체인망을 구축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중국 상하이가 한 달 이상 이동 제한과 출입 봉쇄 조치를 하면서 상하이 항만과 내륙지방을 연결하는 모든 육상 물류가 지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상하이항만은 물론 공항까지 모두 가동률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

향후 상하이항이 정상 가동한다고 해도 중국의 러시아 동조 현상이 정치·경제적으로 유럽연합(EU)과 미국에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다. 2020년 기준 EU는 중국 수출의 15%, 수입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EU와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과감히 줄여가는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이뤄질 것이다.

일반상품을 위한 공급 체인망과 별도로 현재 심화하고 있는 에너지, 식량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그에 맞게 해상 및 철도를 비롯한 육상 운송체계를 통합해 지역에 따라 맞춤형 물류체계를 만들어내야 한다.

석탄, 식량 등 원자재는 구매 방식을 ‘FOB(현지에서 구매해 지정 선박에 선적하는 구매 방식)’로 해 최소의 경비로 국내에 운송해 국내 경제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공산품 수출입에서 그동안 총 물류비용이 최종 상품가격의 7%부터 13% 정도였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20~30%에 달하는 품목도 많다.

세계은행 발표에 의하면 물류성과지수(LPI)가 한국은 2016년 24위에서 2019년 25위로 하락했다. 하락 이유는 국제 수송과 물류 품질 및 역량 부문에서 미흡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물류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74%로 지난 수년간 비슷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7.8%와 일본의 9.42%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 물류비 부담이 높아져 수출입 상품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총 물류비용 감축이 우리나라 수출입 상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다수의 정부 부서에 분산된 물류 기능을 통합 조정할 수 있는 범정부 기구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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