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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덕도공항 '대못'에 예타 무력화까지…나랏돈은 임자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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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문재인 대통령 주재의 국무회의가 가덕도신공항 건설계획을 의결했다. 무수한 논란이 반복됐던 이 거대한 사업이 지난해 국회의 특별법 제정에 이어 정부 차원의 ‘대못’까지 박힌 셈이다. 놀라운 것은 국토교통부가 국무회의에 올린 사업평가 내용이다. 경제성 평가는 0.51~0.58, 총공사비는 부산시 추정액의 2배가 넘는 13조7000억원에 달한다.

비용과 기대효과 문제는 깊은 바다를 메우는 대토목공사에 대한 우려와 신중론이 나왔을 때부터 제기됐지만, 막상 정부의 종합평가를 보니 말문이 막힌다. 경제성 평가는 전국 15개 공항 중 누적 손실이 가장 많은 무안공항(0.49)과 비슷하다. 부산시도 공사비를 어떻게 산정했길래 7조5400억원에서 이렇게 급증했나. 2029년을 목표로 한 준공이 2035년으로 조정되면서 비롯됐다고 하겠지만, 이제 국토부 추정치조차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

더 중요한 것은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사업은 사전적으로 예타 제도로 경제성 검토를 거치고, 사후적으로는 법절차와 회계를 확인하는 감사원 감사로 적정성 평가를 받는다. 매사 진영논리와 포퓰리즘에 젖어 있는 국회가 제대로 정부 감시를 못하는 현실에서 최소한의 점검·통제 장치다. 더구나 예타 제도는 확장재정에 더 적극적인 진보좌파 성향의 김대중 정부 때 재정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쓸 곳은 무한정이고 재원은 한정된 재정을 효율화하자는 취지였다.

이런 예타 제도를 정부 스스로 허물어왔다. 역대 어느 정부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예타를 무시한 적이 없다. 2019년 초 총 24조원 규모의 ‘지역민원’ 23개를 일거에 예타 면제 사업으로 만든 게 대표적이다. 마지막에 가덕도공항까지, 정작 예타를 거쳐야 할 사업을 속속 예외로 빼버렸다.

지역균형 발전은 의당 필요하다. ‘부·울·경 메가시티’ 육성계획도 좋다. 하지만 선거 치를 때마다 예외가 늘어나는 판에 정부가 앞서 이 제도를 무력화해선 안 된다. 새 정부 인수위 일각에서 예타 면제 통로를 넓힌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신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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