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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까 말까" vs "살까 말까"…복잡해진 집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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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집을 팔아야 하나요?” “그럼 6월 전에 집을 살까요?”

서울 마포구에 있는 공인중개사사무소엔 이런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다음달 11일부터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가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됨에 따라 사고파는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에 관망세를 보이던 다주택자와 실수요자가 최근 막판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부동산 정책의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겠지만 결국 다주택자는 매도가, 실수요자는 매수가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실거주 주택이 필요한 무주택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적용을 전후해 나오는 급매물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한다.
○팔아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다음달 11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면제된다. 기간은 1년 한정이다. 잔금일이나 등기일 중 이른 날이 다음달 11일 이후면 혜택을 볼 수 있다. 현재 양도세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를, 3주택자 이상은 30%포인트를 더한다. 3주택자는 최고 75%의 양도세를 부담해야 한다. 양도세와 같이 부과되는 지방소득세까지 합하면 최고 82.5%까지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면제 기간 동안 집을 팔면 최고 30%포인트의 중과세를 면할 수 있다.

2년 미만 보유 땐 여전히 최고 70%의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3년 이상 집을 갖고 있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주택 수가 많고 샀을 때보다 집값이 많이 뛰었다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로 인한 절세 효과가 커지는 셈이다.

국세청 간이세액계산기를 활용하면 2주택자인 A씨가 제반 비용을 포함해 10억원에 산 집을 20억원에 팔았을 때, 현재는 5억8305만원의 양도세가 부과되는데, 중과 면제를 받으면 3억8355만원으로 줄어든다. 그럼에도 일부 다주택자는 추가 규제 완화가 이뤄지거나 재건축·재개발 등이 활발해지면 주택의 미래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판단을 주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시장 안정화 목표를 감안했을 때 파격적인 규제 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 완화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기간에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나머지는 처분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임대차 기간이 4년이라 1년이라는 한시적 기간이 절대 길지 않아 서둘러 매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높아진 시장금리 등으로 매수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면 전세보증금이나 대출을 끼고 집을 증여하는 부담부증여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살까, 기다릴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나친 규제 완화나 시장에서 잘못된 시그널로 악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신중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면서 실수요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내 집 마련 상황이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시점을 계기로 일부 급매물이 등장할 수 있어 자금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물론 청약 가점이 높을 경우 청약을 노리는 게 1순위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시기 급매물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말이다. 보유세 과세 기준인 오는 6월 1일 이전에 나오는 급매물과 올 4분기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기간 만료를 앞두고 나오는 물량이 대상이다.

서울 영등포동 한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기간이 1년인데, 기존 세입자의 전세 계약을 고려하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물량이 아니면 실거주자가 살 수 있는 매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간 세금 부담 탓에 주저하던 다주택자가 움직이면 과거에 비해 일정 수준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이혜인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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