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통령선거 이후 재건축 안전진단에 통과한 단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에서는 중계동 중계주공4단지 등 3개 단지가 연달아 재건축 사업 첫 단계인 예비 안전진단(현지 조사) 문턱을 넘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중계주공4단지는 지난달 말 노원구로부터 예비 안전진단 통과 통보를 받았다. 작년 11월 재건축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지 넉 달 만이다. 안전진단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 활동을 거쳐 이르면 연내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1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지상 15층, 5개 동, 690가구(전용면적 45~84㎡) 규모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인근 은행사거리에 대규모 학원가가 형성돼 있어 학군 수요가 많다. 단지 앞에는 2025년 개통 예정인 동북선(왕십리역~상계역)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전용 84㎡의 최근(1월) 실거래가는 10억2000만원이다. 작년 초(8억9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앞서 공릉동 태릉우성(432가구, 1985년 준공)도 노원구의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 아파트는 작년 7월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결과 60.07점(법정 기준 55.00점 이하)을 받아 재건축 추진이 좌절됐다. 태릉우성 재건축 준비위 관계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안전진단 기준 완화 방침이 확정되면 곧바로 정밀안전진단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도봉구 쌍문동 한양2·3·4차(1635가구, 1988년 준공·사진) 역시 지난달 말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해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들어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예비 안전진단을 신청하는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정밀안전진단 기준이 바뀌면 재건축 추진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새 정부는 안전진단의 걸림돌로 지목돼 온 ‘구조 안전성’ 평가 가중치를 낮출 예정이다. 노원구에선 상계동 임광과 한신1차, 중계동 경남롯데상아 등이 안전진단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계동 A공인 관계자는 “집을 내놨다가 ‘새 정부가 출범하면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며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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