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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킥보드는 법적으로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하지만 국내 자전거도로가 대부분 보행자 겸용인데다 전동 킥보드의 보도 통행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어 보행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전동 킥보드 사용자의 69%가 보도에서 주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탓에 전동 킥보드의 최고 속도를 현행(시속 25㎞)보다 낮춰야 한다는 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주장이다. 전동 킥보드가 보행자(시속 4~5㎞)는 물론 자전거 평균 속도(15㎞)보다도 빨라 사고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행자가 시속 25㎞로 주행하는 전동 킥보드에 부딪힐 경우 중상을 입을 확률이 95%에 달하지만, 속도를 시속 20㎞로 낮추면 충격량(운동에너지)이 36% 줄고, 15㎞일 땐 64%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등 해외에서도 전동 킥보드 최고 속도를 대부분 시속 20㎞ 이하로 운영 중이다. 독일은 전역에서 시속 20㎞ 이하를 적용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파리에서 같은 기준을 시행하고 있다. 주별로 차이가 있는 미국 역시 워싱턴DC에선 시속 16㎞ 이하로 제한한다. 호주 빅토리아주는 시속 10㎞ 이하로 가장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