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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이론을 교육하는 방법, 스타트업에서 배우다 [찐 팀장의 굿 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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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잡앤조이=진태인 집토스 전략교육팀장]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걷는 스타트업. 그런 분야를 가르치는 스타트업 교육담당. 오늘은 스타트업 교육자의 희로애락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본래, 스타트업은 기존 답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새로운 관점으로 도전한다. 당연히 비슷한 길을 걸은 사람이 적다. 만약 있다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이미 성공해서 레드오션이 되었거나, 이미 실패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거나.



부동산 스타트업은 99% 이상이 개인사업자인 시장에서 빅데이터와 IT 솔루션을 바탕으로 태동했다. 내가 처음 접했던 2017년은 아직 프롭테크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시기였다. 부동산 매물 수집과 고객 서비스 프로세스를 전산 솔루션화 한 선례가 없었다. 당연히 그 솔루션 활용법과 영업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이 있을리 없었다. 내가 그런 교육을 하게 되었다.

사실, 스타트업에서는 교육 담당이라고 따로 보직이 있는 것도 감사할 일이다. 일반적으로 소규모인 스타트업 특성상 교육 담당은 따로 적혀 있지 않고 ‘할 줄 아는 누군가’가 알려주는 것이다. 혼자서 다 할 줄 아는 ‘능력집약형(?) 인재’의 특성상 한 명이 일당백으로 각종 업무를 해결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세상에 없었던 분야를 위한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먼저 만든 사례가 없기에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부분이 중요한 지 모르는 상태로 배워가며 개발이 되었다. 프로그램을 고쳐가며 쓰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 그런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가르치는 교육 담당자는 교육 자료를 매주 수정해야 했다. 유인물을 다시 출력하고, 현장에서는 예전 버전을 배운 학습자들의 질문이 매주 이어졌다. 스타트업의 교육은 초기 변동성이 많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알려줘야 하는 보직을 맡게 되면 오히려 가르쳐 주기 어려워진다. 내가 하는 말이 ‘오피셜’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스타트업은 보다 더 심층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뉴스나 블로그 검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법령을 참조하고, 관련 정부 부처의 유권해석을 살펴보게 된다. 백지에서 ‘오피셜’을 만들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그들의 성과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나의 성과를 달성한다.

먼저, 내가 일하는 부동산 스타트업에서는 법무부에서 전월세 사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법인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관리 및 개정한다. 해당되는 사람이 천 만명이 넘고, 워낙 예민한 부분이라 해마다 일부 수정이 된다. 이 법은 국토교통부와도 연관이 되어있고, 심지어 특정 조례는 전국 지자체별로도 다르기 때문에 적용 시기와 적용 법령에 따라서도 전달하는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에 정부 부처 유권해석을 질의하여 얻을 수는 있지만, 이 또한 명백한 법적 내용이 아니기에 ‘사내 오피셜’을 내놓는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교육 업데이트가 중요하다.



교육을 받은 직원의 퍼포먼스가 향상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 담당자의 목표 중 하나다. 퍼포먼스가 좋다고 무조건 교육이 잘 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여러가지 장치로 가이드 해주고 받쳐줘야 한다. 추가적인 매출이 아니더라도 법적 문제나 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교육 담당자의 목표이자 성과일 것이다.

교육이란 백 년의 농사라고 했다. 교육자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도의 길을 걸어야 한다. 한치 앞도 보기 힘든 스타트업 세계에서는 보통의 부침이 아니다. 매출 하락으로 인한 충격이나 여러 변화로 인해 회사의 기조가 바뀌는 것은 계절마다 있는 일이다. 이 때 영업은 강화하고 R&D 및 교육을 유지 및 축소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경영 판단이다. 때문에 교육자에게 외부의 부침은 반드시 찾아올 것이고,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정도의 길을 걸어야 한다. 쉽지 않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가장 기뻤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고맙다는 전화를 받을 때였던 것 같다.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고민한 직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나의 도움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하고, 업무에 집중하게 만든다. 업무의 집중을 통한 퍼포먼스 향상, 그로 인해 더 밝은 모습으로 성장하는 구성원들을 보면 교육 담당자로서의 어려움은 말끔히 잊게 된다. 교육자는 간절한 사람을 조력할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게 요즘 내가 살아가는 낙이다.

진태인 씨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를 졸업하고, 대기업 유통 바이어(MD)로 사회 첫 발을 내 딛었다. 부동산의 무한한 부가가치를 깨닫고 부동산 스타트업 영업직으로 입사했다. 수 년간의 영업직 경험을 바탕으로 집토스에서 사내 교육기관을 운영하며, 미래 사회가 필요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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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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