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윤석열은 죽어" 등 녹취록을 언급한 것을 두고 "대선 토론에서 상대 후보에게 '너 죽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온 국민이 지켜보는 생방송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도 않은 범죄자들의 근거 없는 녹취록을 두 번씩이나, 그것도 미리 판넬을 준비해서 직접 읽어가는 이재명 후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저는 아무 죄도 짓지 않았는데도 섬뜩한 공포를 느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쫙 깔린 금속성 목소리로 '윤석열 너 죽어'가 생방송으로 전달되는 장면은 민주주의 대한민국 선거에서 길이길이 남을 최악의 장면이었다"며 "대선후보가 어떻게 상대 후보에게 직접 면전에서 '너 죽는다'고 태연스레 내뱉을 수 있는지, 그 끔찍한 워딩을 작정하고 미리 계획적으로 준비해올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이재명 후보만이 가능한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윤 후보가 오랜 검사생활로 멘탈이 강한 탓에 웃으며 반격이라도 한 것"이라며 "대통령 후보 입에서 '너 죽는다'는 협박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분. 형수 상욕이 익숙할 법도 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대선후보 경제 분야 첫 법정 TV토론에서 이 후보는 '화천대유 관계자 녹취록'이라고 적힌 패널을 들어 보였다. 패널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녹취가 담겨 있었다.
이 후보는 "이거(패널) 준비해 왔는데 안 보여 드리려다가 보여 드려야겠다"면서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야',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등 내용을 읊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제가 듣기로는 그 녹취록 끝부분을 가면 '이재명 게이트'란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다 좀 포함해서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고 받아쳤다.
이에 이 후보는 "거짓말을 하느냐"며 "허위 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냐"고 했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서 아예 부분 타이핑된 걸 보도를 했다. (이재명 게이트란 말이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어제 이 후보가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 안 나온다고 거짓말하시던데, 이 후보가 빨리 사퇴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