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2000억원대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장하원 대표(63)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였다. 장 대표는 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9일 “오전 9시40분부터 장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장 대표가 펀드의 부실화 가능성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상품을 판매했는지, 친형인 장 대사를 통해 판매처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이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는 2019년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가 환매 중단되면서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 펀드는 미국의 자산운용사 다이렉트랜딩인베스트먼트(DLI)의 미국 핀테크대출채권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였다. 그해 4월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DLI의 허위 보고를 적발하고 자산을 동결하면서 펀드 환매가 중단됐다. 이듬해에는 미국 부동산대출채권에 투자하던 펀드에서도 900억원 안팎의 환매 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국내 투자자가 입은 피해는 지난해 4월 말 기준으로 2562억원에 달한다. 해당 펀드는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신한은행 등에서 수천억원어치 팔렸다. 판매 당시 이 펀드들은 장 대표의 형인 장 대사의 이름을 따 일명 ‘장하성 펀드’로 유명해졌다.
금융투자업계는 펀드 판매 과정에서 장 대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줄곧 제기해왔다. 디스커버리는 2017년 상반기 수탁액이 500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장 대사가 청와대에 근무한 시기에 수탁액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장 대사 부부가 2017년 약 60억원을 펀드에 투자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4억여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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